한국전쟁한국전쟁 - 8점
임영대 지음/소와당

"청소년을 위한 파닥파닥 세계사 교과서"
를 냈던 임영대씨가 한국전쟁을 주제로 새 책을 냈습니다. "이데올로기의 색안경을 걷어내고 본 전쟁현장의 팩트, 그 자체"라는 부제, 혹은 서술문이 붙어있는 이 책은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2010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의 교양부문 당선작(10권)이기도 하며 "6.25전쟁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저술된 역사교양서다. 1945년 해방이후 남북 간 대립에서 전쟁 발발, 휴전협정 때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6.25전쟁을 필자의 성향을 배제하고 사실 그대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며 여러 예화 및 사진․도표 자료 등을 통해 독자들의 흥미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물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은 솔직히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뭐랄까 서지정보에서 받은 인상으로는 저자의 전작인 "청소년을 위한 파닥파닥 세계사 교과서" 이나 박태균씨의 "한국전쟁" 같은 느낌일 것이라 생각 했는데 실물로 본 첫 인상은 마치 오스프리의 캠페인 시리즈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스프리 캠페인이 앞서 들었던 저작에 비해 나쁘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어떤 깊이있는 연구를 전개하기엔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하나의 전투를 개괄적으로 훑어보기엔 괜찮은 저작이거든요. 그러나 오스프리 시리즈들은 대부분 하나의 주제를 추적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 즉 어떤 전쟁이나 그외 기타등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엔 한권 한권이 너무 얇습니다. 사실 하나의 전투를 제대로 상술하기에도 충분한 수준은 아니란 한계를 갖는다는 이야깁니다. 그리고 이것은 본 저작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점입니다. 즉 하나의 전투를 상술하기에도 모자란 지면으로 3년에 걸친 한국전쟁의 기승전결을 조망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죠.

더욱이 이 책의 제목에는 한국 전쟁에 더해 (전략 + 전술 + 무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WW2 처럼 무기의 발전에 따라 시기마다 다종다양한 전략, 전술, 무기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 전쟁 또한 시기에 따라 전략, 전술, 무기의 변화 - 물론 변화의 원인은 무기 자체의 발전 보다는 참전국가의 변화가 더 크겠습니다만 - 가 있고 이 또한 한정된 지면하에서 전쟁 그 자체의 양상변화를 서술할 공간을 잡아먹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실제로도 무기에 관한 설명은 T34 vs 퍼싱, 보병화기 일부, 포 일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함선, 미그 vs 세이버 정도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데다 포의 경우 개별 무기에 대한 사진이나 그림 조차 제대로 붙어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이데올로기의 색안경을 걷어내고 본 전쟁현장의 팩트, 그 자체"라는 부제 비슷한 서술 또한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전선 전체에 대한 조망에 이어 부분적으로 중요한 전투를 다루고 있기는 한데 이 전투들이 전쟁 자체의 양상변화에 기여한, 즉 전쟁 전반의 관점에서 볼 때 즁요한 전투들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전쟁 전반으로 보면 중요도가 떨어지더라도 그저 "한국측이 이긴" 전투만을 부각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자의 성향이나 저자의 집필 역량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한정된 지면에 이거저거 때려넣다 보니 생긴 문제, 다시 말해 출판사의 기획역량이 부족, 아니 부재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보는 쪽이 옳을 거 같습니다. 본 저작보다 지면이 좀 더 여유가 있었던 박태균씨의 "한국전쟁" 또한 세부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비평을 들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문제만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세부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한국전쟁이라는 3년간에 걸친 전쟁을 개괄적으로 훑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살펴보기엔 나쁘지 않은 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한국전쟁에 대한 어떤 지적 자극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단이라기엔 조금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제한된 지면에 이만큼이나마 한국전쟁이라는 3년간에 걸친 전쟁을 설명하려 시도했다는 점은 적절히 평가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심도에서 아쉬운 면이 있긴 하지만 내용에선 별 넷을 주겠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한정된 지면에 이거저거 때려넣다 어정쩡하게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서 디자인에는 별 하나를 주겠습니다.

http://sagebooks.tistory.com2010-08-15T09:39:280.3810
Posted by 우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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