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전차군단 도감소련전차군단 도감 - 6점
우에다 신 그림, 사이키 노부오 글, 장민성 옮김/이미지프레임(길찾기)

익히 알려져 있듯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수 십년 간 독-소 전쟁의 연구는 본질적으로 매우 제한적이었죠. 무엇보다도 냉전이라는 거대한 장벽때문에 관련 당사국의 원 사료에 대한 접근이 극히 제한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념적 문장으로 가득찬 대조국전쟁사를 통해 전쟁의 진실을 찾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이었고, 독일의 문서고들이나 여러 회고록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했다고 말해지긴 합니다만 1990년대 이전에는 일반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저작을 내놓을 대중사가들 또한 독일의 문서고들에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일부 문서고 자료들은 기밀로 묶여 있었으며 이 시기 소련측 출판물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정권의 안위를 위한 선전에 사용되던 경향이 강했으니까요.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50주년을 맞아 기밀로 묶여있던 문서고 자료들의 접근 또한 가능해졌죠. 그러나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반드시 즉각적인 연구로 이어지지는 않죠. 특히나 러시아의 경우엔 원사료에 접근이 가능하더라도 이념, 접근성, 언어 등의 어려움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죠. 결국 저작들에 진실을 밝혀내는 진지하고 숙련된 시도가 구체적으로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했고, 그런 저작들은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하나 둘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은 이 시기 이전에 발간된 관련 저작들에는 어느 정도, 혹은 정도 이상의 잘못된 선입견을 만들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2000년 이전에 일본에서 발간된 동부전선 관련 저작들은 일단 매의 눈으로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해외저작의 번역물이 아닌, 일본 국내의 저작이라면 더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이 책의 원저는 어떻게 보자면 붉은 군대에 대한 환상이 가장 크게 반영되었던 시기인 1998년도에 발간되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시각에선 이 책에 담긴 정보의 수준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2000년대도 이미 12년이나 지난 지금의 시각에서 이 책의 정보는 현재의 시점에선 매우 올드한, 혹은 제법 부정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사이키 노부오씨가 여는 글을 통해 밝힌 '기획입안을 한 다카누키 노부히토씨가 "일본에서는 그쪽으로 책이 없었기에 본 서는 입문서이자 전문서이기도 하니까 그리 알고 하시도록"'이라거나 '테마인 소련전차군단은 너무나도 방대한데다 자료마저 부족해서 고심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텍스트로 이뤄진 소련전차군단의 전투는 이러한 구식화된 자료가 갖는 한계가 여지없이 드러난 부분입니다. 당시 가용한 자료가 부족했던 것이란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현 시점에선 구식화된 정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요. 물론 개론 형식의 책에서는 시각이나 정보의 올드함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이 다루는 소재인 제2차 대전기의 독-소전쟁은 그 십 몇 년 사이에 밝혀진 정보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일어난 영역(경우에 따라서는 새로 업데이트 된 정보들로 인해 과거 인과관계가 완전히 잘못 해석되어 왔음이 밝혀진 경우도 있죠.)인데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의 거시적 접근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소련 전차, 나아가 전차군단이 보여준 모습들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올드한 정보를 통해 그 실상을 말하기에는 5~10% 쯤 부족하다고 보는 게 옳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반적인 번역수준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나름 훌륭하죠. 하지만 원서의 한계에 더해 용어의 선정에도 다소간 아쉬운 부분이 남습니다. 아마도 편제 및 제대의 운용 차이에 대한 지식 부족 때문이라 생각되지만 베어마흐트의 Panzer / Panzergrenadier Divisionen과 소련의 танковый корпус 사이의 차이를 무시하고 - 심지어 표지의 띠지에는 독일 기갑군단과 소련 전차군단으로 표기하고 있음에도 - 전차사단/군단으로 혼용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나 (특히 지도상의) 몇몇 지명이 원어라기 보단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오기된 부분들이 보인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초심자가 소련 전차군단의 개략을 살펴보기 위한 수단으로선 그럭저럭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이 책을 키워질의 소스로 쓰는 만용을 부리지 않겠다는 점을 명심하면 말이죠.


http://sagebooks.tistory.com
2012-06-02T15:01:420.3610
Posted by 우마왕
,
세계사 최대의 전투 : 모스크바 공방전세계사 최대의 전투 : 모스크바 공방전 - 4점
앤드루 나고르스키 지음, 차병직 옮김/까치글방

세계사 최대의 전투 모스크바 공방전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은 Andrew Nagorski의 The Greatest Battle: Stalin, Hitler, and the Desperate Struggle for Moscow That Changed the Course of World War II 의 한국어판입니다. 원서의 표지는 아마도 1941년 11~12월 사이의 모스크바의 모습인데 비해 한국어판의 표지는 스탈린, 히틀러, 그리고 KV 전차의 앞모습과 그 앞에 MOSCOW가 놓여 있는데 웹에서 아무거나 줏어쓴 사진이라 그런지 몰라도 KV는 실제로 사용한 형식이 아니라 45mm 전차포가 주포 옆에 붙어있는 시작형식이라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리더군요.

책을 읽기 시작하자 불길한 예감은 바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저자인 Andrew Nagorski는 폴란드계 미국인 저널리스트로 냉전시대에 철의장벽 동쪽을 주제로 하는 넌픽션들로 나름 명성이 높았지만 직접적으로 군사사적 명성을 가지지 못한 저자들 - (비록 다른 저자들과 달리 앤터니 비버는 그나마 군사사적 시도를 하는 편이라지만) 리처드 오버리, 앤터니 비버, 바바라 터크만 - 이 군사 관련 저작을 쓰는 경우, 전쟁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바바라 터크만의 고백대로 글 자체의 문장력과 무관하게 주제로 삼았던 Battle을 자신의 글에 거의 녹여내지 못하거나 군사사적 연구 성과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책 또한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12개 챕터 370페이지의 글에서 전투에 관해 묘사한 것은 30 페이지 정도에 불과하고, 그 수준 또한 군사사적 연구성과를 반영한다기 보다는 대조국전쟁사와 일부 독일 장군들의 회고록을 적당히 짜집기한 수준, 혹은 교전국의 전선에 남아있는 기자들이 자신이 본 것을 무의미하게, 혹은 인간적으로 서술하듯. 국가원수나 일부 장군들의 에피소드만을 나열하는 수준인데다 특히나 최악의 시나리오와 그 이후로 이어지는 참혹한 승리는 중간에 아주 많은 글들이 놓여 있어야 할 것 같은데도 서술이 휙휙 날아다니는 문제를 더하면 어떠한 사전지식없이 이 책을 통해 모스크바 전투의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시도는 뭐랄까 임진록을 놓고 임진왜란의 실상을 이해하라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뒤에 찬사를 가득 붙여준 사람들의 의도나 지성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전투기록을 무의미하게 나열하는 것 또한 전쟁사, 혹은 군사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증일 수 있겠지만 Military History나 Battle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상황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채 에피소드를 무의미하게 나열하는 것 또한 Military History에 대한 몰이해를 반영하는 것 같아 아쉬운 느낌이 있다고 하는 것이 보다 명확한 서술일 것입니다. 뭐랄까 Amazon.com의 서평란에 어느 독자가 붙여준 제목 그대로 "세계사 최대의 전투에 대한 정치적 배경The political background to the greatest battle"으로 제목을 바꾸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 같더군요.

이제 이 책의 번역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인 듯 합니다. 번역서 최고의 덕목은 외국어를 한국말로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이겠습니다만 이 책과 같은 사회과학의 요소가 들어있는, 팩트를 전달하는 영역의 번역서라면 그에 못지않게 지켜야 할 룰이 있습니다. 바로 용어와 고유명사 표기의 정확성과 일관성이지요. 가능하다면 원어식 발음에 가까울 것...도 있겠네요. 물론 번역 자체는 역자의 프로필에 걸맞게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만 관련된 군사용어에 대한 지식의 부족이 사실의 전달에 혼동을 주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355페이지를 보자면 1942년 7월 12일 레닌그라드 남쪽에 있는 볼호프 전선에서 제2돌격대를 지휘하던 블라소프가 독일군에 체포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실제로는 볼호프 전선군Волховский фронт 예하의 제2충격군2 Ударная армия을 지휘하던 안드레이 안드로비치 블라소프Андрéй Андрéевич Влáсов가 레닌그라드 해방을 시도하기 위한 작전을 벌이다 실패로 돌아가고 이 과정에서 제2충격군이 포위되고 1942년 7월 12일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사건이지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오류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감수를 거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 결론을 내리죠. 만일 독자께서 모스크바 전투에 걸친 정치적 반응들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모스크바 전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싶으셨다면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듯 합니다. 우마왕은 군사사적인 제목을 가졌지만 실제로 군사사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는 서술을 했다는 점에서 별 둘, 나쁘진 않지만 적절하지 못한 번역을 했다는 점에서 별 셋 정도를 주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http://sagebooks.tistory.com2012-04-26T11:18:560.3410
Posted by 우마왕
,
한국전쟁한국전쟁 - 8점
임영대 지음/소와당

"청소년을 위한 파닥파닥 세계사 교과서"
를 냈던 임영대씨가 한국전쟁을 주제로 새 책을 냈습니다. "이데올로기의 색안경을 걷어내고 본 전쟁현장의 팩트, 그 자체"라는 부제, 혹은 서술문이 붙어있는 이 책은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2010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의 교양부문 당선작(10권)이기도 하며 "6.25전쟁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저술된 역사교양서다. 1945년 해방이후 남북 간 대립에서 전쟁 발발, 휴전협정 때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6.25전쟁을 필자의 성향을 배제하고 사실 그대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며 여러 예화 및 사진․도표 자료 등을 통해 독자들의 흥미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물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은 솔직히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뭐랄까 서지정보에서 받은 인상으로는 저자의 전작인 "청소년을 위한 파닥파닥 세계사 교과서" 이나 박태균씨의 "한국전쟁" 같은 느낌일 것이라 생각 했는데 실물로 본 첫 인상은 마치 오스프리의 캠페인 시리즈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스프리 캠페인이 앞서 들었던 저작에 비해 나쁘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어떤 깊이있는 연구를 전개하기엔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하나의 전투를 개괄적으로 훑어보기엔 괜찮은 저작이거든요. 그러나 오스프리 시리즈들은 대부분 하나의 주제를 추적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 즉 어떤 전쟁이나 그외 기타등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엔 한권 한권이 너무 얇습니다. 사실 하나의 전투를 제대로 상술하기에도 충분한 수준은 아니란 한계를 갖는다는 이야깁니다. 그리고 이것은 본 저작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점입니다. 즉 하나의 전투를 상술하기에도 모자란 지면으로 3년에 걸친 한국전쟁의 기승전결을 조망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죠.

더욱이 이 책의 제목에는 한국 전쟁에 더해 (전략 + 전술 + 무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WW2 처럼 무기의 발전에 따라 시기마다 다종다양한 전략, 전술, 무기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 전쟁 또한 시기에 따라 전략, 전술, 무기의 변화 - 물론 변화의 원인은 무기 자체의 발전 보다는 참전국가의 변화가 더 크겠습니다만 - 가 있고 이 또한 한정된 지면하에서 전쟁 그 자체의 양상변화를 서술할 공간을 잡아먹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실제로도 무기에 관한 설명은 T34 vs 퍼싱, 보병화기 일부, 포 일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함선, 미그 vs 세이버 정도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데다 포의 경우 개별 무기에 대한 사진이나 그림 조차 제대로 붙어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이데올로기의 색안경을 걷어내고 본 전쟁현장의 팩트, 그 자체"라는 부제 비슷한 서술 또한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전선 전체에 대한 조망에 이어 부분적으로 중요한 전투를 다루고 있기는 한데 이 전투들이 전쟁 자체의 양상변화에 기여한, 즉 전쟁 전반의 관점에서 볼 때 즁요한 전투들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전쟁 전반으로 보면 중요도가 떨어지더라도 그저 "한국측이 이긴" 전투만을 부각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자의 성향이나 저자의 집필 역량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한정된 지면에 이거저거 때려넣다 보니 생긴 문제, 다시 말해 출판사의 기획역량이 부족, 아니 부재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보는 쪽이 옳을 거 같습니다. 본 저작보다 지면이 좀 더 여유가 있었던 박태균씨의 "한국전쟁" 또한 세부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비평을 들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문제만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세부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한국전쟁이라는 3년간에 걸친 전쟁을 개괄적으로 훑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살펴보기엔 나쁘지 않은 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한국전쟁에 대한 어떤 지적 자극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단이라기엔 조금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제한된 지면에 이만큼이나마 한국전쟁이라는 3년간에 걸친 전쟁을 설명하려 시도했다는 점은 적절히 평가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심도에서 아쉬운 면이 있긴 하지만 내용에선 별 넷을 주겠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한정된 지면에 이거저거 때려넣다 어정쩡하게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서 디자인에는 별 하나를 주겠습니다.

http://sagebooks.tistory.com2010-08-15T09:39:280.3810
Posted by 우마왕
,


지난 5월 22일 우마왕이 작업한, Supplying War : Logistics from Wallenstein to Patton (2nd Ediotion)의 번역본이 "보급전의 역사 - 전쟁의 제1법칙, 보급이 전장을 좌우한다"라는 이름을 달고 플래닛미디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물론 실제 판매는 5월 24일부터 시작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6월2일 현재 판매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교보문고에서는 군사/국방분야 주간베스트 1위에 올랐습니다. 아울러 정치/사회 주간베스트 27위 메달을 달았습니다.
알라딘 에서는 역사 주간 60위, 역사 신간35위, 역사 HOT 신간 10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래 24에서는 주간베스트 사회 117위 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5월 27일자 연합통신에 서평이 실렸습니다.
6월 3일자 국방일보에 서평이 실렸습니다.

Posted by 우마왕
,
사실 우마왕은 생각나는대로 포스팅을 한 뒤 그날 동안 문장이나 기타등등을 수정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미완성분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RSS라는 도구는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RSS라는 것은 분명히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편리한 도구일 것이고, 그것을 막기만 하는 게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전문 공개까진 아니라도 부분 공개를 해놓고 있었는데 여전히 RSS에서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투덜대시는 분들이 계시더란 말입니다.

그리하야 설정을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가 있었더군요. 아래 그림은 티스토리의 설정입니다.



해당 그림에서 우마왕은 여태 공개 정책을 "발행 글"로 해놓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글을 써 올리는 행위를 발행이라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른 이유로 글을 보다 보니 발행은 메타로도 전송하는 경우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만 사실 얼음집 시절의 습관에 따라, 혹은 그 정책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티스토리 내부에서 보는 건 별 문제가 없지만 외부에 보내는 것은 공감을 얻기 위한다...라기보다는 공감을 구걸하거나 내 생각을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어 사용하지 않던 기능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이 RSS에도 관계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아무튼 새로운 상황이 되었으니 알려드려야 할 듯 하여 공지를 해봅니다.
Posted by 우마왕
,
1차세계대전사1차세계대전사 - 10점
존 키건 지음, 조행복 옮김/청어람미디어

2009년 3월 9일, 청어람에서 존 키건의 The First World War의 번역서, 1차세계대전이 발간되었습니다. The Guns Of August(번역서), The First World War (번역서)에 이어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세번째 책이지요. 저자 존 키건은 영국의 군사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1971년 Barbarossa: invasion of Russia, 1941를 시작으로 다수의 저작을 냈으며 전쟁의 얼굴, 정보와 전쟁, 2차세계대전사등 적지 않은 저작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기도 합니다.

키건의 The First World War는 2000년에 발간된 제1차 세계대전의 개괄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마찬가지로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국내 출간작인 피터 심킨스, 제프리 주크스, 마이클 히키의 공저,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처럼 구조적인 - 즉 오스프리의 엣센셜 히스토리로 발간된 책들 - The First World War (1) : The Eastern Front 1914–1918, The First World War (2) : The Western Front 1914–1916, The First World War (3) : The Western Front 1917–1918, The First World War (4) :The Mediterranean Front 1914–1923을 각 챕터로 삼음으로서 실질적으론 제1차 세계대전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선 별도의 수고가 필요하다는 - 문제에 부딪히지 않고 제1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전체의 시각에서 시간과 상황의 경과에 따라 전반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은 상대적으로 각각의 주제를 비주얼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키건의 1차세계대전사로 뼈대를 잡고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을 보조적으로 보면 제1차 세계대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세계대전의 개괄을 다룬, 키건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2차세계대전사와 비교해보더라도 전작의 소재가 워낙 복잡한 전쟁이었던지라 키건의 필력으로도 세부에서 불만이 없지 않았던 - 비록 키건이 제시한 서술 방향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 없지 않다거나 독-소전이 너무 빈약하게 다뤄졌다는 문제가 있는 - 책인데 비해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사건을 폭넓게 개괄하면서도 전쟁의 경과를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잘 서술하고 있습니다.

리차드 오버리의 독재자들등을 번역한 바 있는 조행복님의 번역도 큰 문제없이 잘 되었습니다만 개인적인 불만을 표하자면 아마도 편집쪽의 문제일 듯 한데 전쟁사를 다룬 책임에도 불구하고 부대명에서 기수와 서수 표현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나 하드커버의 재킷을 영문판처럼 비주얼한. 깔끔한 재킷이 아니라 마치 폭이 좀 더 넓은 띠지처럼 감아놓은 재킷은 좀 불만스러웠습니다.

그런 점을 제외한다면 별 다섯중 넷 반 정도 주고 싶은 좋은 책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알고 싶을 때 한권만 보고 싶다면 어떤 책을 보면 되겠냐는 질문에 대해 별 부담없이 이 책을 봐라...라고 할 수 있는 책이 번역된 점이 마음에 듭니다. 2차세계대전사는 그런 점에선 조금 아쉬웠거든요.
http://sagebooks.tistory.com2009-03-25T11:43:120.31010
Posted by 우마왕
,

이 번역 및 표기 오류 리포트는 히틀러 북, 그 명성과 진실 사이에서의 주인공, 히틀러 북을 읽으며 눈에 걸렸던 단어들을 확인하는 과정에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더욱 중대한 오류를 그냥 놓쳤을 수도 있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보시면서 그런 부분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마왕이 찾아낸 버그와 표기오류들

p. 19.24 : 프린츠 알브레히트 스트라세 거리 : (Strasse, 슈트라세, 길이나 거리의 의미. 프린츠 알브레히트 슈트라세 (혹은 街)로 표기하는 쪽이 나을 듯 합니다 )

p. 20.03 : 다차우 (Dachau, 일반적으로 다하우로 표기되는 듯 합니다.)

p. 20.23 : SS 친위대 바락스 정문 (문맥으로 볼 때는 친위대 병영 정문이 되어야 하겠고, 좀 더 정확히 하자면 LAH : Leibstandarte Adolf Hitler 병영 정문이라 표기했어야 할 듯 합니다. p.68에서 아돌프 히틀러 친위대 1개 중대라는 표현이 나오는 걸 보면 더욱 아쉽습니다.)

p. 24.09 : "파르타이 호텔 - 콘체른 패르버" (Partei Hotel - Konzern Farber. 사실 Partei가 당이라는 일반명사인데 고유명사 취급을 할 필요가 있는가가 의문스럽습니다.)

p. 29.03 : 스티네스 (Stiness, 아마 이 시기면 후고 헤르만 슈티네스 Hugo Herman Stiness 겠지만 아무튼 스티네스가 아니라 슈티네스로 발음되는 듯)

p. 32.11 : 뷔르거브러이켈러 (Bürgerbräu Keller, 뷔르거브로이켈러로 발음되는 듯 하던데...조금 미묘하군요)

p. 44.15~16 : 히틀러는 화가 나 도이칠란트의 사령관을 쓸개빠진 인간이라 부르며 다그쳤다. (번역자분이나 편집자분이나 모두 지휘관이나 함장이란 단어를 몰랐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문장이었습니다)

p. 46.02~03 : 막강한 공군 및 팬저 비행대대 : (문맥으로 보면 막강한 공군 비행대대 및 전차대대 정도가 적합하겠고,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루프트바페의 비행대와 판저 대대쯤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래의 6행에선 '공군 및 기동부대'라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 부분이 있는 걸 보면 더욱 아쉽습니다. 더하여 Panzer는 팬저가 아니라 판쩌 정도로 발음됩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읽다보니 그나마 팬저라고 써준 유일한 문장이었습니다.)

p. 49.11 : 영국 체임벌린 내각의 옥새상서 : ()

p. 52.15 : 육군사령관 브라우키취 : (Heinrich Alfred Hermann Walther von Brauchitsch . 하인리치 알프레드 헤르만 발터 폰 "브라우히치" 정도로 표기해야 할 듯 합니다. 설마하니 러시아식 발음일까요?)

p. 52.19 : 오스트리아의 나치지도자 세이스-잉콰르트 : (Arthur Seyss-Inquart. 아르투어 자이스-잉크바르트라고 발음될 듯 합니다만?)

p. 54.20 : 수데텐 독일인들: (Sudetenland. 주데텐란트로 표기될 듯 합니다)

p. 69.23 : 수데텐란트의 라이첸베르크 : (체코 도시답게 체코식 표기로 리베레츠(Liberec)로 쓰던지, 독일식으로 라이헨베르크(Reichenberg)라고 표기했어야 할 듯 합니다.)

p. 70.04 : 흐라드친 : (Hradcin, 흐라진이라고 발음되는 듯 합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왕궁 이름입니다.

p. 83.07 : 크라코프 : (Kraków, 바르샤바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왕궁이 위치해 있었던 비스와 강에 접한 도시죠. 폴란드 도시답게 폴란드 발음을 살리면 크라쿠프가 되겠고 독일에선 크라카우라고 불렀다지요.)

p. 93.07 : 둔키르크 : (Dunkerque, 됭케흐크라는 프랑스식 발음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덩케르크라는 영어 발음 정도를 기대한 건 과하다 생각되지 않는데 말입니다. p.104.16의 욍트지(Huntziger) 같은 경우를 보면 더더욱 말이죠.)

p. 96.19 : 에우스키르헨 : (Euskirchen, 오이스키르헨이라 표기될 듯 합니다만 에우스키르헨은 초큼 당황스럽군요, 물론 둔키르크만큼은 아닙니다만)

p.108.24 : 아베르 : (Abwehr, 아베어, 압베어, 혹은 아프베어)

p.109.14 : 스페를 : (Hugo Sperrle, 후고 슈페를레, 혹은 슈페를. p.130.15에서 알베르트 슈페어를 알베르트 슈페르로 표기한 걸 보면 이것도 충분히 고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p.121.05 : 이 기동보병사단은 (이 당시 LAH는 SS-Division (mot.) Leibstandarte SS Adolf Hitler, 제1SS"차량화보병사단" 이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 당시에는 강화된 여단 규모였지만 말입니다. )

p.125.04~05 : 북부집단군의 최고사령관 폰 레브 원수 : (Liter von Leeb, 리터 폰 레에프, 혹은 그냥 폰 레프 원수라고 표기했어야 할 듯 합니다)

p.130.15 : 알베르트 슈페르 : (Albert Speer, 알베르트 슈페어)

p.134.07 : 비니트사 : (Vinnitsa, 우크라이나의 도시죠 빈니차나 빈니짜 정도로 발음될 듯 합니다.)
 
p.134.09 : 무장늑대 : (Wehrwolf, 늑대인간이나 인간늑대 정도로 번역될 단어가 무장늑대가 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p.138.17 : 슈린지아 : (Thüringia. 튀링기아 정도 될까요? 국적불명의 발음이라 뭘 지칭하는 건지 헷갈렸습니다만 부헨발트(Buchenwald)를 보니 튀링겐(Thüringen) 지방을 지칭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p.139.07 : 리스트의 탱크부대 : (굳이 말하자면 틀린 건 아닙니다만 p.121에서 기갑부대라는 표현이 나왔으니 기갑부대로 쓰는 쪽이 나았을 거 같습니다.)

p.139.09 : 티플리스 : (Tiflis, 트빌리시(Тбилиси, თბილისი)의 옛 이름입니다. 문맥상으로는 트빌리시라고 써 주는 것이 좋았을텐데 굳이 티플리스로 쓸 필요가 있었나 의문입니다.)

p.142.09 : 아소프해 : (Sea of Azov, 아조프해 쪽이 맞겠죠. 독일어로는 Asowsches Meer, 러시아어로는 Азовское море니 더더욱 말입니다.)

p.144.08-09 : 친위대는 2만의 병력과 200대의 탱크로 이뤄진 막강한 기갑사단에 배속되어 있었다. : (문맥을 사실에 맞추자면 친위대(LSSAH)는 2만의 병력과 200대의 탱크로 이뤄진 막강한 기갑척탄병사단이 되어 있었다가 되겠습니다.)

p.144.12 : 밀크 :(Erhard Milch, 에르하르트 밀히가 밀크가 되었겠군요 성고문을 당한 밀히에 애도의 묵념을...)

p.150.10 : 제6군 보병군단의 사령관인 폰 세이들리츠 :(Walter von Seydlitz-Kurzbach, 발터 폰 자이들리츠-쿠르츠바흐, 스탈린그라드 포위당시 제6군 휘하 제51군단의 군단장이었습니다. )

p.156.13 : 바를리몬트 :(Walter Warlimont, 발터 바를리몬트)

p.156.24 : 카르코프 :(Kharkov, 독일 발음으론 하르코프 정도가 될 겁니다. 러시아어로는 하리코프 Харьков. 우크라이나어로는 하르키우 Харкiв죠. 엄밀하게 말하면 Х의 발음이 k와 h의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으니 틀린 것이라고 하긴 조금 애매하지만 h 발음에 가깝고 국어에는 h 발음을 표기할 글자,. ㅎ가 있으니까요 ) p.s.... 문맥으로 볼 때 p.159 중반 이후로 붙어야 할 만슈타인의 빛나는 승리, 제3차 하르코프 전투가 빠져 있는 대신 뜬금없이 롬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의 독소전은 뭐랄까 스탈린의 입맛에 맞춰서, 보다 정확히 말하면 대조국전쟁사의 시각, 다시 말해 소비에뜨가 국민들과 후세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역자의 잘못은 아닙니다만 사실도 아니라서 역주 정도로 달아줬으면 싶었던 부분입니다.

p.163.05 : 공군 참모총장 예쉬오네크 :(Hans Jeschonnek, 한스 예쇼넥 정도로 하면 될 듯 한데 여기서만 sch를 쉬로 표기하는 이유가 갸웃합니다 )

p.164.05 : 유명한 전투기 조종사 유데트 대장 :(Ernst Udet, 에른스트 우데트죠)

p.171.13 : 프랑스 기갑사단의 사령관 퍼이흐팅거 :(Edgar Feuchtinger, 제21기갑사단 사단장 에드가 포이흐팅어죠 )

p.173.24: 1944년 3월부터 6월까지 :(문맥으로 볼 때 1944년이 아니라 1943년일 듯 합니다)

p.179.24: 페르디난트 기관포 :(중대전차자주포 schwere Panzerjäger Tiger(P), Ferdinand를 지칭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포르셰 티거의 섀시로 만든 중대전차자주포지요. 졸지에 기관포가 된 건 아마도 영문판에서 heavy assault-gun Ferdinand라고 쓴 걸 중돌격소총으로 착각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p.180.23: 호테 : (제4기갑군 사령관 헤르만 호트 Herman Hoth 입니다만 호트도 성고문을 피해가지 못했네요. )

P.181.01-04 : 쿠르스크에는 아돌프 히틀러 SS 친위대, 제국, 토텐코프, 대독일 기갑사단이 집결했으며 이들은 최신식 타이거 탱크와 페르디난트 기관포로 무장했다. : (문맥에 맞게 다시 쓰자면 '쿠르스크에는 제1SS기갑척탄병사단 LSSAH, 제2SS기갑척탄병사단 다스 라이히 (Das Reich, 제국), 제3SS기갑척탄병사단 토텐코프(Totenkpof,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백골 정도가 됩니다)과 그로스도이칠란트 기갑척탄병사단이 집결했다.'가 됩니다. 아울러 당시 해당 사단은 1개 중대 13~15대 정도의 티거중대를 갖고 있었지만 페르디난트는 장비하지 않았습니다. 페르디난트는 모델이 지휘하던 북익의 예비부대인 제656중전차엽병연대에서 운용되었지요.) p.s....180~184 사이에 묘사되는 쿠르스크 전투는 사실 실제 전황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뭐랄까 스탈린의 입맛에 맞춰서, 보다 정확히 말하면 대조국전쟁사의 시각, 다시 말해 소비에뜨가 국민들과 후세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기술되어 있다고 해야 겠습니다. 이건 역자의 잘못은 아닙니다만 사실도 아니라서 마찬가지로 역주 정도로 달아줬으면 싶었던 부분입니다)

p.191.10-14 : 처칠과 아이젠하워 이 겁쟁이들 같으니! 내가 만약 그자들 입장이라면 시실리가 아니라 제노아나 함부르크에 상륙했을 거야. 시실리는 전혀 위험한 곳이 아니거든. 술주정뱅이 처칠은 분명히 우리가 러시아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에 즐거워하면서 자신의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거야. (뭐랄까 이 발언의 나는 히틀러가 아니라 강철의 대원수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p.195.10 : 스튜덴트 장군 (Kurt Student, 쿠르트 슈투덴트라고 써야 할 겁니다. 독일 강하엽병의 아버지쯤 되죠.)

p.195.15-20 : 이를 위해 아돌프 히틀러 SS친위대가 하리코프 근처의 주둔지로부터 독일 - 이탈리아 국경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제프 디트리히가 아니라 테어도어 비쉬의 지휘를 받았다. 쿠르스크 전투 이후 제프 디트리히는 친위대로 구성된 기갑부대 및 최근 벨기에에서 16~17세의 SS개원들로 구성된 히틀러 유겐트라 불리는 또 하나의 기갑사단 지휘관으로 임명되었다. (이 부분은 사실과 꽤 거리가 있습니다. 우선 아돌프 히틀러 SS친위대, 즉 LSSAH는 쿠르스크 전투가 한창이던 1943년 7월 15일에 이탈리아 국경으로 이동했습니다. 제프 디트리히는 쿠르스크 전투가 시작되기 전인 1943년 4월 7일에 이미 LSSAH와 히틀러 유겐트로 구성될 제1SS기갑군단의 군단장으로 영전했으며 그 뒤를 이어 테어도어 비쉬(Theodor Wisch)가 사단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의 제12SS기갑사단 히틀러유겐트의 사단장은 제프 디트리히가 아니라 프리츠 비트(Fritz Witt)입니다.)

p.196.24 : 이것 외에 친위대에게는 팬서탱크로 무장한 새로운 부대가 배속되었다.(Panther, 팬서가 아니라 5호전차 판터죠. 판터를 장비하기 위해 하리코프 전투 이후 분리되었던 제1SS전차대대가 판터로 장비를 바꾸고 이 시기에 합류했습니다.)

p.197.01~04 : 이제 친위대는 거의 30대에 이르는 타이거, 팬서, IV타입의 탱크를 보유하게 되었다. (사실관계를 좀 헷갈리게 써 놨는데 제1SS전차대대가 판터를 정수대로 장비하고 복귀했고 제2SS전차대대도 이 시기에 새로 생산된 4호전차로 장비를 교체했습니다. 따라서 동부에 복귀할 시점에서 LSSAH는 예정대로 완전 편제에 도달했으며 타이거, 팬서, IV타입의 탱크 합쳐 30대가 아니라 티거 27대, 판터 96대, 4호전차 95대를 장비하고 있었습니다. 티거를 그만큼 강조한 이유는 그만큼 붉은 군대가 티거를 부담스러워했다는 반증입니다..)

p.205.07 : 모질레프 : (Mogilev를 보고 모질레프라 쓴 거 같은데 러시아식 발음으로는 모길료프( Могилёв), 해당도시가 소재한 우크라이나의 발음으로는 마힐료프(Mahilyow)가 되는 듯 합니다 .)

p.205.11 : 볼크호프 : (Volkhov, 하리코프에서 지적했던대로 Волховъ는 한글로는 볼호프쪽이 더 가깝겠지요.)

p.221.17~18 : 최근 들어 그는 프리페트 습지에서 빨치산들을 상대로 벌어진 전투에서 제8SS기갑사단을 지휘한 바 있었다. : (원문오류인지, 번역중간의 오류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8SS사단은 기갑사단이 아니라 기병사단입니다. 정식 명칭은 8. SS-Kavallerie-Division "Florian Geyer“(제8SS기병사단 플로리안 가이어)입니다.

p.227.22~23 : 그는 종종 요들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프랑스에 파견된 소수의 이동예비병력 (팬서사단)을 분산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 (기동예비라는 단어는 몰라서 그렇다 쳐도 팬서사단은 분명한 에러겠지요. 그 아랫줄에 썼던 탱크 사단이라고 표시했으면 그나마 봐줄만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p.228.02 : 마침내 노르망디에 탱크 사단을 집중할 수 있었다. : (사실과는 다른 이야깁니다. 노르망디에는 제21기갑사단 하나만 배치되어 있었고 판쩌레어나 히틀러 유겐트는 노르망디 후방에 있었습니다. 전황의 흐름을 봤을 때 만약 독일군이 노르망디에 기갑사단을 집중해서 배치할 수 있었다면 아마 미/영 연합군은 다른 상륙지점을 찾거나 상륙을 포기해야 했을 겁니다.)

p.235.11~12 : 탱크 전진부대 : (선도 전차부대라고 써 줬으면 좋겠지 싶습니다.)

p.235.12 : 시아울리아이 : (Šiaulių,샤울랴이 정도로 표기하면 되었을 걸 왜 저렇게 어렵게 표기했을까요?)

p.235.18 : 프린츠 유게네 : (Prinz Eugen, 프린츠 오이겐을 저렇게 쓴 게 아닐까 싶군요. 유게네, 에우스 키르헨....음음.)

p.239.20 : 탱크부대총사령관 구데리안 : (당시 하인즈 구데리안의 직위는 Inspekteur der Panzertruppen, 기갑병과총감, 혹은 기갑총감 정도로 해석하는 게 더 그럴 듯 할 거 같습니다.)

p.239.21 : 탱크군관학교 : (기갑혹은 전차교도학교라면 몰라도 저런 붉은군대스러운 표현은 좀 아니지요.)

p.243.03 : 크레브스 : (Hans Krebs, 한스 크렙스, b가 모음과 붙을 때 p 발음이 되는 걸 강조하고 싶다면 한스 크레프스로 표기하는 게 더 그럴 듯 할 거 같습니다. 아무튼 크레브스는 좀 아니지 싶습니다.) p.248.07 : 구데리안 신임참모부장은 탱크병의 검은색 제복을 입고 : (구데리안은 참모부장이 아니라 Chef des Generalstabes des Heeres, 육군참모총장이죠. 그리고 탱크병의 검은 제복도 약간 사실과 다른게 독일군은 그냥 일반적인 장군 복장이었단 말이죠. 구데리안이 그렇게 연극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고 말이죠.)

p.253.24~p.254.03 : 10월말과 11월 초, 동부전선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었다. 전선의 북부지역에서 러시아군은 메멜 인근의 발트해안에 도달했으며 그 결과 리바우와 투쿰스 사이에 벌어진 협공에 갇혀버린 쿠르란트의 30여개 사단이 고립되어 있는 처지였다. (소련군이 발트해에 일단 도달한 것은 7월 31일의 일입니다. 그 결과 북부군집단과 중부군집단의 연결이 끊어졌고, 독일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공세를 발동했지만 반격은 8월 20일에 정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타프카에선 독일 북부군집단과 중부군집단이 연결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재공세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0월 초순부터 공세에 들어갔고, 결국 북부군집단 사령관 페르디난트 쇠르너는 북부군집단을 쿠를란트 반도로 철수시켜 해상철수를 바랬지만 히틀러가 쿠를란트 사수 운운하는 바람에 결국 반도에 잡히게 되었습니다.)

p.258.03 : 2개의 팬서군 (2개 기갑군.)

p.258.03 : 만터이펠 탱크장군 (Hasso von Manteuffel, 하소 폰 만토이펠 기갑대장이 더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p.258.04 : 제5탱크군 : (5 Panzer Armee 제5기갑군.)

p.258.05 : 제6탱크군 : (6 SS Panzer Armee 제6SS기갑군.) p.258.06~07 : 서부집단군에 통합되어 모델 총사령관의 지휘를 받게 되었다.(모델이 지휘하던 건 서부군집단이 아니라 B군집단입니다.)

p.260.06~09 : 1944년 12월 16일, 독일군은 사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라 아이펠산으로부터 아르덴 공세를 개시했다. 디트리히와 만터이펠의 탱크군은 리에주와 디낭사이의 영-미 연합군 전선을 아무런 문제없이 돌파하여 마스 방향으로 진군했다. (이 부분은 미-영의 무능을 부각시키기 위한 원작의 의도적 전황 왜곡에 가깝습니다. 아르덴 공세에 나선 독일군은 예전의 그 부대가 아니었고 지형도 대형화된 전차를 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교통통제 대책도 없었지요. 제6SS기갑군은 12월 18일에 이미 공세 추진력을 상실하고 19일에는 미군이 슈타벨롯을 점령하면서 KG 파이퍼가 고립되었습니다. 한편 만토이펠 휘하 제5기갑군의 공세는 20일에 모델이 제6SS기갑군단 예하였던 제2SS기갑군단을 이쪽으로 재배치해줄 정도로 6SS기갑군의 공세보다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독일군은 12월 23일에 제2기갑사단이 디낭 인근에서 뫼즈강으로부터 9km 지점에 도착하고 1제2SS기갑사단 다스라이히도 에른스트 발크만의 만헤이 활극에 힘입어 만헤이 도로교차점을 확보했습니다만 25일부터 날씨가 개면서 연합군 항공대의 공습이 재개되고 미군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12월 27일에는 만토이펠의 생비트 공격이, 1월3일에는 바스토뉴공세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독일군 전체의 공세 탄력을 상실했다...라는 게 좀 더 올바른 전황입니다.)

p.260.10~17 : 12월말 무렵 뜻밖에도 구데리안이 ~ 그의 판단이 올바른지 의구심을 표명했다. (한 부분이 왜곡되면 다른 부분도 왜곡되기 마련. 구데리안은 아르덴 반격 이전부터 소련군의 대 동부 프러시아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만토이펠과 디트리히의 기갑전력을 운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만 히틀러는 기갑전력을 동부 프러시아 방어대신 아르덴 공세와 헝가리 반격에 투입했죠)

p.261.24 : 1월 7일 아침, 귄셰는 룩셈부르크의 생비스에 위치한 (St.Vith, 보통 생 비트라고 하지요.) (p.s... 사실 아르덴 반격에 대한 이 책의 서술은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디트리히의 사령부가 생 비트에 위치했다는 이야기는 아르덴 공세가 독일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지만 사실과는 다르지요. 다시 말해 이 책, 아니 원 보고서의 일관된 시각, 미/영 연합군의 무능함과 그에 반한 붉은 군대는 그런 독일군을 공격해서 승리했다는 방향으로 서술했다...고 보면 되겠네요. )

p.313.20 : 피셀러-스토르치 : (Fiseler Fi156 Storch, 피젤러 슈토르히)

p.323.03~04 : 오데르의 집단군 사령관 하인리히 중령 : (Gotthard Heinrici, 고트하르트 하인리치 상급대장입니다.)

p.328.23 : 히틀러는 도덕적으로 육체적으로 쇠락한 채 : (아마 moral을 도덕이라 번역한 모양입니다만 이 상황에선 정신적으로 썼어야 할 듯 합니다.)

p.358.13 : 제18팬써근위보병사단 : (18 Panzergrenadier Division, 제18기갑척탄병사단. 애초에 독일군엔 근위보병사단이란 게 없죠. 베를린 공방전 당시 예비부대였습니다만 파국의 불덩이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었죠)
Posted by 우마왕
,
최초의 인류최초의 인류 - 10점 앤 기번스 지음, 오숙은 옮김/뿌리와이파리
지난주 토요일(2008년 10월 25일)에 뿌리와 이파리에서 나온 Ann Gibbons의 The first Human: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의 한국어판, 최초의 인류가 서점에 풀렸습니다. 아니 지난 토요일에 발견했다고 해야겠군요. (2008년 10월 24일 발매라고 쓰여 있다는 것을 상기해주세요) 2006년 4월 18일에 영어판이 처음 발간되었으니 발매 시기는 평균과 약간 빠른의 사이...정도라 할 만 하려나요?

사실 이 나라에서 "최초의 인간(류)"이라거나 "인류의 기원"이라는 단어는, "이름은 확실히 모르겠어요. 공룡 이름들을 외우는 건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10살이 넘어가면 누구라도 그 이름들을 외우지 못할 거예요."라는 Jurassic Park의 세리프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런 책이나 저런 책처럼 어린이를 위한 주제로 생각되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그 복잡한 라틴어를 기억하기엔 이 나라 사람들의 삶이 좀 팍팍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류의 기원에 대한 논제를 다룬 제대로 된 한글로 쓰인 책(저작이건, 역서건)을 찾아 보면 그 또한 단 한 권도 없다는 것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래놓고 인문계의 위기 어쩌고 해봐야 우습죠.) 물론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앞서 소개한대로 어린이 대상 책이거나 옛날에 나온 책인 경우가 많아서 상세가 두리뭉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이언스"지의 진화 담당기자였던 Ann Gibbons가 쓴 The first Human :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는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하지만 그 고인류가 출토된 지층의 시기, 즉 지구상에 출현한 것으로 생각되는 시기를 기반으로 구성하던 종래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화석들이 실제로 발견된 연대를 기준으로, 다시 말해 그 화석을 발굴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담아 소개합니다.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어느 이론이 들어왔고, 기존에 있던 개념을 어떻게 침몰시켰으며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어떤 이유로 논란이 된 것인가 까지도 쉽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호미닌에 대한 지식이 없던 사람들에겐 지식의 뼈대를, 기존의 책들에서 소개된 호미니드에 대한 토막나 있던 지식을 가졌던 사람들에겐 지식의 체계를 부여해줍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가치는 이런 첨예한 논란을 다루는 책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편향성을 배제하려는 노력입니다. 필자가 이러한 첨예한 논란을 벌이는 집단들과 접촉해서 그들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 경우, (마치 한국 기자들이 흔히 그러한 것 처럼) 필자 자신에게 편의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좀 더 호의적인 시각으로 기술한다거나 필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과 마주치면 일단 반대편에게 불리하게 기술한 것이 아니라 이 주제는 어떤 이유로 논란이 있다고 소개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최대한 공정함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역시 한 권에 너무 많은 것을 넣으려 하다 보니 정작 논의의 중심에서 비켜나 보이는 것들에 대한, 즉 상대적으로 새로운 종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지만 제목이 시사하는 집필 방향을 볼 때 어쩔 수 없는 한계인 듯 합니다.
이제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시점인 듯 합니다. 늘 말해왔듯 번역서 최고의 덕목은 외국어를 한국말로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이고 이 책과 같은 과학의 요소가 들어있는, 팩트를 전달하는 영역의 번역서라면 용어와 고유명사 표기의 정확성과 일관성(가능하다면 원어식 발음에 가까울 것...도 있겠네요. )이겠습니다만 그간 옛날, 아주 옛날의 주제를 다뤄왔던 뿌리와 이파리의 역서답게 아주 적절한 번역을 보여줍니다.

전반적으로 별 네개 반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분은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http://sagebooks.tistory.com2008-10-21T03:59:330.31010
Posted by 우마왕
,
8월의 포성8월의 포성 - 8점 바바라 터크먼 지음, 이원근 옮김/평민사

2008년 9월, 평민사가 내놓은 8월의 포성은 바바라 터크먼 여사가 1962년에 발표한 The Guns of August 의 한국어판입니다. Guns of August는 퓰리처 상에 빛나는 제1차세계대전의 개설서답게 몇 번이나 재간을 반복한 이 책이 나온지 거의 반세기가 다 되어서야 한국에 소개된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말입니다.

The Guns of August는 "서부 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정과 개전 이후 1달간의 전투양상에 대한 실감나는 소개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인지에 비춰 세상을 봅니다. 물론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만들었던 궁극적인 원인들은 대부분 발칸의 실타래처럼 얽힌 (그래서 지금도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서 출발합니다만 자신의 나라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 처럼 보이던 사건들이 얽히면서 자신의 나라를 전쟁으로 휘몰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게 된 서부 유럽인들의 입장에서 본 제1차 세계대전 첫달의 모습이란 이야기죠. 따라서 The Guns of August는 퓰리처 상에 빛나는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서유럽적 시각의 소개서일지는 몰라도 균형잡힌 시각에 기반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소개를 제공하지는 못하는, 약간 발을 저는 저작이라 하겠습니다. 제1차세계대전의 원인은 물론이고 전황을 양방향에서 균형있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서유럽 지역에만 집중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는 저작이란 이야깁니다. 뭐랄까 보다 삐딱한 시각으로 보자면 히틀러 북과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이 책은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생략했을지언정 사실을 왜곡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히틀러 북과는 다릅니다. 아마도 그 차이는 독자가 일반 대중인가, 강철의 대원수 개인에 대한 보고서냐의 차이였겠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1910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장례식으로 시작한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19세기말, 20세기 초부터 축적된 서유럽 각국의 정치적, 외교적 긴장과 주요 열강들의 전시계획, 베를린과 파리, 런던을 중심으로 모스크바와 브뤼셀 사이에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며칠 동안의 외교전, 그리고 마침내 제1차 세계대전이 개전된 이후 8월 한달의 전쟁 양상들을 각국의 시각을 살려 담아낸, 당대의 유럽인들이 맛보았을 그 느낌을 담아낸 역작이기 때문입니다. 전황에 대한 실감나는 문장은 마치 Antony Beevor의 Stalingrad: The Fateful Siege, 1942-1943를 보는 느낌 - 아니 8월의 포성이 더 먼저 나왔으니 이렇게 비교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말이죠. - 이었습니다.

이제 이 책의 번역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인 듯 합니다. 번역서 최고의 덕목은 외국어를 한국말로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이겠습니다만 이 책과 같은 사회과학의 요소가 들어있는, 팩트를 전달하는 영역의 번역서라면 그에 못지않게 지켜야 할 룰이 있습니다. 바로 용어와 고유명사 표기의 정확성과 일관성이지요. 가능하다면 원어식 발음에 가까울 것...도 있겠네요. 이 책은 문장 번역은 비교적 매끄럽습니다만 역자에게 데닝 밀러가 없었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신대륙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드는 지명, 인명이 오직 영어식 발음, 그것도 굉장히 어색하게 쓰였다는 것이 굉장히 눈에 거슬립니다. 다행히 터크먼 여사의 원문이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아서 용어상의 오류는 적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될까요? 원문에 별 넷 반, 번역에 별 셋 반. 합쳐서 별 넷 정도로 평하겠습니다.
http://sagebooks.egloos.com2008-10-01T10:43:350.3810
Posted by 우마왕
,
히틀러 북히틀러 북 - 6점 헨릭 에벨레.아티아스 울 지음, 윤종상 옮김/루비박스

2008년 가을 루비박스에서 Das Buch Hitler. Kommentierte Ausgabe의 한국어판, 히틀러 북을 내놨습니다. 원어판이 2005년 3월, 영문판이 2006년 11월에 나왔으니 제법 빨리 번역된 셈이지요. 발매 시기를 볼 때 해당 저작도 소위 히틀러 최후의 2주를 다룬 영화, der Untergang이 불러온 후폭풍 정도로 나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히틀러 전속 부관의 심문기록을 토대로 작성된 스탈린만을 위한 NKVD의 비밀문서"라는 수식은 이 책이 히틀러에 관한 가장 자세하고 정확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그 증언자가 히틀러의 부관인 오토 귄셰와 비서였던 하인츠 링게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더욱이 "링게와 귄셰는 잘못되거나 부정확한 얘기를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날 끌려 나가 고문을 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독방에 수감되어 있었기에 서로 입을 맞추거나 방어 전략을 짤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목숨을 담보로 진실을 공개해야 했다."라는 식의 보도자료는 이 책이 히틀러에 대한 숨겨진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 처럼 선언합니다. 따라서 히틀러라는 역사적 인물과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별다른 지식을 갖지못한 일반적인 독자들이 이 책의 보도자료를 접하는 순간, 이 책이 히틀러, 그리고 그와 뗄 수 없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부풀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히틀러북은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담고 있을지는 몰라도 공평한 시각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강철의 대원수에게 보여지기 위한 보고서였다는 것을 잊어선 안될 일이겠지요. 편집자 서문에서 언급한 대로 1933년의 장면들은 개작되어 있으며 소비에뜨가 마침내 전쟁의 주도권을 쥐게 된 1943년 7월 이전의 전황 또한 스딸린, 나아가 소비에뜨의 입맛에 맞도록 생략되거나 윤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소비에뜨의 제2차세계대전 공식전사인 대조국전쟁사의 서술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딸린 치하 소비에뜨 정권은 후세, 혹은 국민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이렇게 바라봐주길 바랬다." 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면 별 의미가 없는 책입니다만 히틀러 개인에 관한 숨겨진 에피소드를 살펴보는 데엔, 요아힘 페스트(Joachim Fest)의 Der Untergang: Hitler und das Ende des Dritten Reiches. Eine historische Skizze(번역판 : 히틀러 최후의 14일 )이나 Hitler. Eine Biographie(번역판 : 히틀러 평전 1, 히틀러 평전 2)와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저작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번역서 최고의 덕목은 외국어를 한국말로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이겠습니다만 이 책과 같은 사회과학의 요소가 들어있는, 팩트를 전달하는 영역의 번역서라면 그에 못지않게 지켜야 할 룰이 있습니다. 바로 용어와 고유명사 표기의 정확성과 일관성이지요. 가능하다면 원어식 발음에 가까울 것...도 있겠네요.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룰을 그다지 지키지 않습니다. 역자께서는 "만연체 문장의 전형을 보여주며 극적인 순간들조차 다큐멘터리같은 필체로 일관한다. 독자 입장에선 상당한 도전이 될 것" 이라 말하고 있습니다만 정확성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용어와 고유명사의 표기는 독자의 도전에 더 큰 짐을 올려놓는다 할 일입니다. 원작에는 별 세개반정도를 번역엔 별 두개 반을 주고 싶네요.

http://sagebooks.tistory.com/62008-09-19T11:12:180.3610
Posted by 우마왕
,